제6부 · 조경과 증강현실 / 제30장
행정은 무엇을 샀나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도입을 사업 목적·조달·운영의 관점에서 읽습니다.
옵시디언 원고 기반 · 웹판 편집 2026.09.30 · 이 장의 Markdown · 편집 범위
이 본문은 조사 당시의 연구 원고입니다. 제품 상태·가격·수치와 해석은 출처·조사 범위와 함께 읽어 주세요.
참고문헌 16개 ↓ · 본문 [번호]로 출처 확인
장부에서 시작한다
기술의 실체를 알고 싶으면 발표자료를 덮고 장부를 펴는 편이 빠르다. 누가 무엇에 얼마를 지출했는지가, 그 기술이 실제로 무엇이었는지를 말한다. 시연 영상은 예산이 없어도 만들 수 있다. 조달 계약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 장은 해외 공공부문의 지출을 따라간다. 도시와 국가와 국제기구가 도시공간·경관·공공공간의 디지털 도구에 돈을 쓴 기록을 모으고, 그중 증강현실로 간 것이 얼마인지를 센다.
결과를 먼저 적는다. 거의 없다. 지자체가 발주해서 야외 현장 정합형 증강현실이 실제 행정 절차에 들어간 해외 사례는, 이번 조사에서 경관·조경 분야에서 단 한 건도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된 공공 AR 실증은 딱 한 건인데 그것은 경관이 아니라 재난 현장 지원이다.
돈이 흐른 곳은 다른 데였다. 3D 도시모델, 도시디지털트윈, 웹 지도, 터치테이블, 지하시설물 데이터 등록부. 이 목록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행정은 화면을 책상 위에 두는 쪽을 반복해서 골랐다.
행정의 지출에는 시연 영상에 없는 정보가 두 겹 더 붙는다. 첫째는 반복이다. 한 번 산 것과 두 번 산 것이 다르고, 시범사업으로 끝난 것과 150개 절차에 투입된 것이 다르다. 둘째는 포기다. 어떤 기관이 어떤 도구를 시험한 뒤 다른 도구로 갈아탔다면, 그 갈아탐 자체가 평가서다. 이 장에서 가장 많이 쓰는 증거가 그 두 겹이다.
이 장에서 다루는 사업들은 모두 1차 자료로 확인한 것이다. 사업 주체의 공식 페이지, 유럽연합 연구비 데이터베이스 CORDIS의 개별 과제 기록, 일본 국토교통성 실증 보고 페이지, 영국 정부 예산 공개 페이지가 근거다. 대신 이 장은 여러 도시에 대해 "없다"고 쓰지 않는다. "확인하지 못했다"고 쓴다. 이 구별은 이 장 끝에서 다시 정리한다. [1][2][3][4][5][6]
함부르크가 두 번 고른 것
독일 함부르크는 이 주제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도시다. 인용되는 이유와 실제로 일어난 일이 다르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2015년 난민 유입으로 함부르크시는 2만 명분의 주거지를 찾아야 했다. 당시 시장 올라프 숄츠가 2016년 초 시민참여 절차를 직접 발주했다. 수행은 MIT 미디어랩 City Science 그룹과 하펜시티대학 CityScienceLab이 함께 맡았다. 사업명은 FindingPlaces다.
도구는 CityScope라는 탠지블 플랫폼이었다. 색으로 태그된 레고 블록을 도시 축소 모형 위에 놓으면 카메라와 센서가 배치를 읽고, 계산 결과가 프로젝터와 화면으로 되돌아온다. 시민은 탁자 위 블록을 옮겨 후보지를 제안했고, 시스템은 수용 인원과 법적 제약을 즉시 계산했다. 2016년 5월부터 7월까지 함부르크 7개 구에서 2시간짜리 워크숍 34회가 열렸고 시민 약 400명이 참여했다.
산출물이 행정 절차로 들어갔다. 이것이 이 사례의 값이다. MIT가 공개한 경로는 아래와 같다.
| 단계 | 결과 |
|---|---|
| 시민 제안 후보지 | 161곳(수용 약 24,000명분) |
| 행정 검토에서 적합 판정 | 44곳 |
| 상세 검토 후 추가 탈락 | 24곳 |
| 남은 후보지 | 20곳 |
| 시행 권고 | 6곳 |
| 장래 계획 검토 대상 | 10곳 |
161에서 6까지 내려가는 이 깔때기가 시민참여 도구의 실제 해상도를 보여준다. 제안의 4분의 1이 1차 검토를 통과하고, 그중 절반가량이 상세 검토에서 다시 빠지고, 최종 권고는 제안의 4%도 되지 않는다. 그래도 6곳이다. 워크숍 산출물이 행정 문서에 숫자로 남은 사례는 이 분야에서 드물다.
그런데 이 사업을 증강현실 사례로 소개하면 틀린다. 머리에 쓰거나 손에 드는 기기가 없다. 실물 축소 모형에 프로젝터로 정보를 되쏘는 방식이다. 더 결정적인 것은 MIT 자신의 서술이다. FindingPlaces 개요 페이지는 피드백 장치를 "디스플레이 화면, 프로젝터, 그리고 AR, MR, VR 또는 터치 피드백"이라고 열거한다. 프로젝터와 AR을 나란히 놓고 구분한 문장이다. 즉 원문은 프로젝션을 AR로 분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페이지 어디에도 이 사업에서 AR을 실제로 썼다는 서술이 없다. AR은 플랫폼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 목록에 이름만 올라 있다.
이 사업을 학계와 업계가 "지자체가 증강현실로 난민 주거 입지를 정한 사례"로 옮겨 쓰는 일이 있다. 그것은 자료를 한 칸씩 밀어 읽은 결과다.
함부르크가 두 번째로 고른 것이 더 중요하다. FindingPlaces 이후 함부르크시 도시개발·주택청은 DIPAS라는 시민참여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민이 온라인에서 도시계획안에 의견을 올리고 지도에 댓글을 달 수 있고, 현장 참여 행사에서는 같은 시스템을 대형 터치테이블로 쓴다. 연동 데이터는 대화형 지도, 항공사진, 3D 모델, 각종 지오데이터다. 의견 분석에 인공지능 보조를 붙였다. 2021년 GPL 라이선스로 코드를 공개했고, 지금까지 150개 이상의 참여 절차에서 쓰였다.
DIPAS는 증강현실이 아니다. 3D 모델을 데이터로는 쓰지만 표시는 웹 지도와 터치스크린이다. 실세계 정합 중첩이 없다.
같은 도시가 같은 문제를 놓고 두 번 선택했다. 실험 단계에서는 탠지블 모형과 프로젝션을 썼고, 확장 단계에서는 2D 지도와 터치스크린을 골랐다. 한쪽은 워크숍 34회로 끝났고 다른 쪽은 150개 절차를 돌고 있다. 검증된 것과 상용화된 것이 다르다는 사실을, 함부르크가 한 도시 안에서 보여준다.
DIPAS 확산에 대해서는 과장에 주의해야 한다. 공식 페이지는 2026년 6월 기준으로 뤼베크, 밤베르크, 그리고 Code for Hamburg 세 곳이 "최근 반년 사이 새로 합류한 회원"이라고 적는다. 이것은 커뮤니티 회원 합류이고 운영 도입 절차의 명시가 아니다. 게다가 셋 중 Code for Hamburg는 도시가 아니라 시빅테크 자원봉사 단체다. "함부르크 외 두 도시가 도입했다"고 쓰면 자료보다 한 걸음 앞선다. [1][2]
CityScope를 증강현실이라 부른 것은 누구인가
FindingPlaces의 도구인 CityScope 자체를 따로 볼 필요가 있다. 이 플랫폼이 이 분야의 용어 혼란을 만든 지점이기 때문이다.
MIT 미디어랩 City Science 그룹의 공개 개요는 CityScope를 "도시계획을 위한 공유·대화형 연산의 개념"으로 정의한다. 자기 서술은 "탠지블 플랫폼과 디지털 플랫폼의 묶음"이다. 이 페이지에 "공간증강현실"이라는 용어는 없다. "증강현실"이라는 단어 자체도 플랫폼 설명에는 쓰이지 않는다. AR은 안도라 프로젝트의 연구 태그와 그룹 전체의 관심 주제 목록에만 등장한다.
이 구별을 지키지 않으면 계보가 뒤틀린다. 탠지블 인터페이스와 프로젝션 매핑은 증강현실과 기술적으로 이웃이지만 같은 것이 아니다. 전자는 실물 모형을 만지는 일이고 후자는 실제 장소에 서는 일이다. 조경에서 이 차이는 결정적이다. 축소 모형 위의 나무와 현장에 겹친 나무는 다른 문제를 푼다.
CityScope의 배치 기록도 정확히 적어야 한다. MIT 페이지는 "2013년 이후 리야드, 상하이, 안도라, 보스턴, 헬싱키, 함부르크에서 배치가 이루어졌다"고 적고, 타이베이와 하르키우 전후 재건 마스터플랜 시각화 도구도 함께 올린다. 그리고 같은 페이지는 "안도라, 함부르크, 보스턴 같은 일부 사례에서 CityScope는 이해관계자와 커뮤니티가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고 쓴다. 이 플랫폼을 "워크숍 장치로 남았다"고 정리하면 출처를 반대로 뒤집는 셈이 된다.
정확한 문장은 이렇다. CityScope는 2013년 이후 최소 여덟 개 도시에 배치됐고 일부 도시에서 계속 쓰이는 탠지블·디지털 도시계획 플랫폼이며,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다. 그리고 증강현실이 아니다.
이 정정이 이 부의 논지를 약화시키지는 않는다. 오히려 강화한다. 여러 도시에서 십 년 넘게 쓰이며 행정 산출물을 낸 도시계획 참여 플랫폼이 실제로 존재하는데, 그것이 증강현실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시민참여 도구가 없어서 증강현실이 안 쓰인 것이 아니다. 도구는 있었고, 증강현실이 아닌 쪽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용어를 흐리게 쓰면 이 사실이 보이지 않는다. 탠지블과 프로젝션과 증강현실과 가상현실과 디지털트윈을 한 봉투에 담아 '몰입형 참여 기술'이라 부르는 순간, 무엇이 채택되고 무엇이 탈락했는지가 통계에서 사라진다. 이 분야의 낙관론은 대부분 그 봉투 안에서 만들어진다. [7]
일본: 가장 정비된 데이터, 가장 보수적인 화면
3D 도시 데이터 기반이 가장 잘 정비된 나라는 일본이다. 국토교통성이 2020년에 시작한 Project PLATEAU가 CityGML 기반 3D 도시모델을 전국 단위로 오픈데이터로 공개한다. 로드맵은 2022년 약 100개 도시,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약 500개 도시다. 공개 홈페이지는 이 모델로 "도시를 모든 각도에서 관찰하고 정보를 자유롭게 겹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실증 항목에 "XR 기반 시민참여 도시계획"과 "지하가 데이터를 쓴 내비게이션"을 명시한다. 유스케이스 목록에는 148건이 등재돼 있고 사용 기술이 태그로 표시된다.
즉 데이터도 있고, 발주자도 있고, AR을 하라는 독려도 문서에 적혀 있다. 이 조건에서 무엇이 나왔는지가 이 장의 핵심 실험이다.
이 실험의 조건을 조금 더 정확히 해둔다. PLATEAU 유스케이스 148건은 2020년도부터 2025년도까지 걸쳐 있고, 이번 조사가 개별 페이지까지 들어가 확인한 것은 2025년도분이다. 그러므로 "148건 중 AR은 몇 건"이라는 비율을 이 장에서는 제시하지 않는다. 전수 조사를 하지 않았다. 확인한 것은 2025년도 사업 중 경관·도시공간에 가장 가까운 두 건과 방재 한 건의 내용이며, 그 세 건의 기술 선택이 이 절의 근거다.
2025년도 사업 중 이 책의 주제에 가장 가까운 것은 uc25-12, '경관마을만들기DX v3.0'이다. 수행기관은 시나스타지아이고 대상은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 약 24.6㎢와 교토시 약 6.5㎢, 기간은 2025년 8월부터 2026년 1월까지다. 목적은 지자체의 옥외광고·경관 심의 담당자가 2D 서류 대신 3D 도시모델로 규제 적합성을 판단하게 하는 것이다. 지원하는 업무 흐름은 세 가지다. 신규 옥외광고 신청에서 벽면 면적비 산정과 이격거리 측정, 후퇴 규제 가시화. 위반 시정에서 현황 재현과 규제 범위 표시. 건축물·구조물 개별 심의에서 먼셀 값을 3D 공간에서 확인하는 색채 심의.
구라시키와 교토의 담당 직원이 약 2주간 기존 2D 서류 심의와 비교하는 운용 시험을 했다. 구라시키 담당자는 주장의 진위를 공간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신청자에게 되묻는 일이 줄겠다고 평했다. 개발 계보는 2022년 착수, 2024년 v2.0, 2025년 v3.0이다. v2.0에서 경관계획 가시화, 높이 제한 표시, BIM 모델 배치 기능이 붙었다.
이 도구는 증강현실이 아니다. Unity로 만든 Windows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장 카메라 정합 중첩이 없다.
이 사실을 그냥 넘기면 안 된다. 경관 심의는 증강현실이 가장 쓸모 있어 보이는 자리다. 판단의 대상이 "이 자리에 이것이 서면 어떻게 보이는가"이기 때문이다. 3D 도시모델이 이미 정비돼 있고, 발주자가 국가이고, 대상지가 일본에서 경관 규제가 가장 강한 두 도시다. 조건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그런데 3년에 걸쳐 세 번 개발하면서 방향은 계속 책상 위 데스크톱 3D였다. 행정은 현장 중첩을 고르지 않았다.
이 결과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는 같은 사업의 자기 규정에 있다. 보고서는 이 도구를 "판단 지원 장치"로 규정한다. 인간의 결정을 대체하지 않고 공간 관계를 명확히 하는 역할이다. 심의는 여러 사람이 같은 화면을 보고 기록을 남기며 논쟁하는 절차다. 한 사람이 기기를 들고 현장에 서는 방식은 그 절차의 모양과 맞지 않는다.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업무흐름의 형상 문제다.
같은 2025년도에 AR이 실제로 들어간 PLATEAU 실증도 있다. bz25-05, 신주쿠역과 이케부쿠로역 일대의 지상·지하 통합 보행 내비게이션 'Station Navi'다. 수행은 JR동일본컨설턴츠, 실증 기간은 2025년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다. 3D 도시모델과 BIM, CAD 도면을 합쳐 실내외와 지상·지하를 끊김 없이 안내한다. 사용한 데이터 상세도는 지하 LOD4, 도로·지형 LOD1, 건물 LOD2, 도시시설 LOD3다. 실내 측위는 CoreLocation과 Wi-Fi, 비콘 등을 쓴다.
여기서 AR은 주 표시 방식이 아니다. 앱의 기본 화면은 2.5D·3D 지도이고 AR은 보조 모드다. 이용자 설문 결과를 보면 그 선택이 왜 그렇게 됐는지 짐작이 간다.
| 설문 항목 | 결과 |
|---|---|
| 2.5D·3D 지도 시인성 | 80% 이상 긍정 |
| VR 기능 만족도 | 75% |
| 낯선 역에서 쓰고 싶다 | 70% 이상 |
| 3D 표시가 느리다 | 29.2% |
| 휠체어 접근성 기능 | 절반가량이 있는 줄 알았으나 쓰지 않음 |
보고서가 AR에 대해 남긴 문장이 이 장에서 가장 값진 기록이다. AR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가 기능을 발견하고 켜기까지의 UI 안내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AR을 넣었는데 이용자가 그 기능이 있는 줄 몰랐거나 켜지 않았다는 뜻이다. 기능의 성능이 아니라 기능의 발견성이 병목이었다. 공공 실증 보고서가 자기 기능의 미사용을 이렇게 적는 일은 흔치 않다. [3][8][9]
재난 현장에서 한 번
이번 조사에서 야외 현장 정합형 증강현실이 공공 발주로 실제 현장에 나간 사례는 한 건 확인됐다. PLATEAU 2025년도 uc25-01이다.
내용은 내각부 전략적혁신창조프로그램 3기의 재해현장 지원 도구, 즉 실시간 중첩 기술과 3D 도시모델을 결합해 현장에서 지자체·실동기관 직원에게 "AR 기술로 3D 도시모델을 중첩"하는 것을 체험시킨 실증이다. 발주는 국토교통성, 수행은 세츠켄 스노이터즈, 협력은 방재과학기술연구소와 마이스터다. 장소와 시기는 삿포로시 기요타구가 2025년 8월, 니가타 나가오카역 주변이 2025년 12월부터 2026년 1월까지다. 소방대 청취까지 진행됐다.
이 한 건이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정비된 3D 도시모델이 실제로 현장 AR로 쓰인 경로가 존재한다는 증거다. "PLATEAU 데이터는 AR로 가지 않았다"는 문장은 이 사례 앞에서 성립하지 않는다.
둘째, 그 용도가 경관이 아니라 방재라는 점이다. 재난 현장은 절차가 다르다. 도면을 놓고 여러 사람이 심의하는 자리가 아니고, 현장에 선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을 지금 알아야 하는 자리다. 지하 매설물, 침수 범위, 무너진 구조물의 원래 형상. 판단 주체가 현장에 있고, 판단 시점이 즉시이고, 기록보다 인지가 먼저인 업무. AR이 살아남은 자리는 해외에서도 그런 모양을 하고 있다.
경관과 조경은 그 조건의 반대편에 있다. 판단 주체가 위원회이고, 판단 시점이 회의 날짜이고, 인지보다 기록이 먼저다.
같은 국가 사업 안에서 두 갈래가 동시에 나온 것이 이 대비의 값을 높인다. 같은 발주처, 같은 데이터, 같은 연도다. 달라진 것은 업무의 모양뿐이다. 경관 심의에서는 데스크톱 3D가 채택되고 재난 현장에서는 현장 중첩이 채택됐다. 기술이 업무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업무가 기술을 고른다는 사실이, 한 나라의 한 해 예산 안에서 두 번 확인된다.
다만 이 재난 사업에 대해서도 과장하지 않는다. 확인된 것은 직원 체험과 소방대 청취까지다. 상시 운영 도입이나 표준 절차 편입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것은 실증이다. [10]
유럽연합의 장부
유럽연합 연구비는 규모가 크고 기록이 남아서 증거로 쓰기 좋다. CORDIS에서 도시공간과 증강현실이 걸리는 과제를 훑으면 장부가 이렇게 나온다.
| 과제 | 재원·기간 | 금액 | 몰입 기술 | 종착 |
|---|---|---|---|---|
| U_CODE (688873) | H2020, 2016.02~2019.07 | €3,603,831.25 | VR, 탠지블 테이블 | 2019년 종료, 후속 없음 |
| ARtwin (856994) | H2020-ICT-2018-3, 2019.10~2022.12 | €3,825,148.75 | AR 클라우드 | 2022년 종료, 웹사이트 소멸 |
| MARCUS (230831) | FP7-PEOPLE-IRSES, 2009.01~2011.12 | €102,600 | 모바일 AR 연구교류 | 연구자 파견·워크숍 2회 |
| VINNOVA 도시계획 AR | 스웨덴 국가혁신청, 2018.05~2018.10 | 공식 표기 SEK 0 | 미공개 | 5개월, 후속 없음 |
표 출처: [4][5][11]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U_CODE부터 본다. 정식 명칭은 '도시 집합설계 환경: 전문 계획가가 시민과 함께 도시설계를 만들고 소통하게 하는 새 도구'다. 조정기관은 독일 드레스덴공대이고 참여기관은 조정기관을 포함해 총 7곳이다. 오라클 독일 법인이 파트너로 인용되는 일이 있는데 CORDIS는 이 회사를 참여기관이 아니라 보조금 협약에 서명하지 않은 제3자로 분류한다. 만든 도구는 다섯 개다. DesignStormer, 스마트폰 공동창작 도구, VR Fox, ShapeTable, Sentiment Analyser. 실증은 독일 장거하우젠에서 2019년 5월과 6월에 했고 함부르크 클라이너 그라스브로크가 테스트베드로 언급된다.
구조는 클라우드 기반 '프로젝트 정보 모델'이 기술 데이터와 시민 의견을 통합하고, '프로젝트 플레이그라운드'와 '공동설계 작업공간'이 비전문가와 전문 계획가를 잇는 형태였다. 장거하우젠 실증의 결과 기술은 담백하다. 이용자 피드백을 수집하고 개선 필요 사항을 도출했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프로젝트 사이트는 아카이브 상태이고 2019년 이후 후속 개발이나 행정 도입 정보가 없다.
여기서 확인할 것은 단순하다. 유럽연합이 시민 도시 공동설계를 정면으로 겨눠 360만 유로를 썼고, 고른 몰입 기술은 VR과 탠지블 테이블이었다. CORDIS 개요와 프로젝트 홈페이지 어디에도 AR 언급이 없다. 2016년에 과제를 설계한 사람들이 몰입 기술 두 개를 고를 수 있었고, 그 자리에 증강현실을 넣지 않았다.
ARtwin은 반대 경우다. 제목에 AR을 박았다. '산업·건설 4.0을 위한 AR 클라우드와 디지털트윈 솔루션'이다. 조정기관은 그리스의 Q-PLAN INTERNATIONAL ADVISORS이고 참여기관은 조정기관 포함 7곳이다. 지멘스, 프랑스 b<>com, 프라하 체코공대, 노키아 네트웍스 프랑스, HOLO-INDUSTRIE 4.0 SOFTWARE, 프랑스 Artefacto. 알카텔-루센트가 참여기관 목록에 올라 있는 인용을 볼 수 있는데 CORDIS에 그 문자열은 없다. 노키아 네트웍스 프랑스의 기관 웹사이트 링크가 알카텔-루센트 도메인을 가리키는 것뿐이다. 같은 법인을 두 곳으로 세면 참여기관 수가 틀린다.
ARtwin이 남긴 것은 산출물 11건, 즉 문서 10건과 소프트웨어 1건, 그리고 피어리뷰 논문 14편과 웹 포털 하나다. 논문 주제는 카메라 기하, 모션 분할, 실내 측위, 그리고 '대규모 협업 증강현실을 향한 AR 클라우드'다. 결과 페이지는 파일럿 유스케이스의 현장 실증 평가를 언급하지만 어느 현장이었는지, 발주처가 있었는지를 적지 않는다. CORDIS는 이 과제의 웹사이트에 대해 더 이상 이용 가능하지 않거나 원래 내용이 없을 수 있다고 표시한다. 그러므로 이 과제를 "건설 현장에 실제로 적용됐다"고 쓸 수 없다. 논문은 남고 시스템은 남지 않았다.
MARCUS는 사연이 있는 항목이다. 'Mobile Augmented Reality and Context in Urban Settings', 즉 도시 환경의 모바일 증강현실과 맥락. 2009년에 이 책의 주제를 그대로 제목으로 단 과제다. 온라인 연구비 검색 서비스에서는 지원 금액이 0으로 비어 나오지만 CORDIS 본 기록에는 총사업비와 유럽연합 지원금이 각각 102,600유로로 명기돼 있다. 둘째로 이것은 제품을 만드는 과제가 아니었다. FP7 마리퀴리 국제연구인력교류 사업이고, 선언된 산출은 유럽 3개 기관 연구자 12명과 뉴질랜드 2개 기관 연구자 9명의 상호 파견, 그리고 워크숍 2회다. 애초에 시스템 납품이 목적이 아닌 유형의 그랜트다. "제목만 남고 산출이 없다"고 읽으면 범주를 잘못 짚는다.
더 흥미로운 것은 상대편이다. CORDIS가 명시한 뉴질랜드 파트너는 캔터베리대학 HIT Lab NZ와 오타고대학이다. HIT Lab NZ는 2011년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이후 CityViewAR을 만든 바로 그 연구실이고, 그 앱은 이 과제 기간 안에 나왔다. 목적문은 이 교류가 기존 유럽연합 사업인 IPCity 프로그램을 지원한다고도 적는다. 즉 2009년의 도시 AR 연구는 고립된 제목이 아니라 유럽과 뉴질랜드를 잇는 연구망이었고, 그 망에서 실제 앱이 하나 나왔다. 그 앱이 지자체 사업이 아니라 대학 연구실 산출물이었다는 점이 이 계보의 성격을 말해준다.
VINNOVA 항목은 규모의 현실을 보여준다. 스웨덴 국가혁신청 기록에 '도시계획용 AR'이라는 과제가 있다. 수행기관은 Tomorrow Digital AB 한 곳, 기간은 2018년 5월 3일부터 10월 3일까지 5개월이다. 다만 성격을 정확히 적어야 한다. 이것은 지자체 용역 발주가 아니라 '혁신 스타트업 1단계 2018년 봄' 공모에 회사가 낸 보조금 신청 건이고, 공식 페이지의 지원액은 0크로나로 표기된다. 실제 집행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국가 혁신기관 데이터베이스에서 '도시계획용 AR'을 검색해 걸리는 것이 이 정도라는 사실 자체가 답이다.
유럽연합의 다른 대형 도시 사업도 방향이 같다. 도시 3곳에 5G를 깐 5G-TOURS는 약 1,470만 유로 규모인데 공공공간 AR이 없다. 유럽 7개 도시에 자연기반해법을 심은 URBiNAT은 약 1,302만 유로 규모인데 AR이 등장하지 않는다. [4][5][11]
영국: 돈은 지도와 등록부로 갔다
영국은 지방자치단체의 디지털 계획 도구에 전용 예산을 붙인 드문 나라다. 주택·지역사회·지방자치부의 디지털 계획 프로그램 아래 PropTech Innovation Fund가 계획 절차를 앞당길 디지털 도구 도입을 지원한다. 공개된 라운드별 내역은 아래와 같다.
| 라운드 | 연도 | 규모 | 금액 |
|---|---|---|---|
| 1 | 2021 | 13개 과제 | £1,166,418 |
| 2 | 2022 | 28개 과제 | £3,020,321 |
| 3 | 2023 | 15개 과제, 지방계획청 27곳 | £3.2M |
| 4 | 2024/25 | 37개 파일럿, 지방계획청 49곳 | 미공개 |
| 4 연속지원 | — | 12개 과제, 지방계획청 22곳 | 미공개 |
| 5 | 2025/26 | Geovation 챌린지 | £1.2M |
| 6 | 2026/27 | 11개 파일럿, 기관 44곳 | 미공개 |
표 출처: [6]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라운드 1의 개별 금액은 사우샘프턴시의회와 왓퍼드 자치구의회 등이 각 9만에서 10만 파운드 수준이었다. 라운드 2는 건당 40,500파운드에서 285,000파운드 사이였고 플리머스시의회가 285,000파운드를 받았다. 라운드 6의 기관 44곳 중 28곳이 지방계획청과 연합당국이다.
이 표를 인용할 때 흔히 생기는 오류를 적어둔다. '37개 파일럿'은 라운드 4 단독 수치다. 이를 라운드 3부터 6까지의 합계로 옮기면 틀린다. 라운드 3에서 6까지를 세면 연속지원분을 별건으로 세는지에 따라 63건에서 75건 사이가 된다.
지원 주제는 커뮤니티 참여, 토지 평가, 개발자 부담금 협상 등이다. 그리고 공개된 기술 유형은 '3D 매핑 및 시각화'와 '지자체 간 계획·부지 평가 소프트웨어'다.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구현을 특정한 기록은 없다.
여기서 문장을 정확히 써야 한다. "영국 지자체가 AR을 쓰지 않았다"가 아니다. 라운드별 수혜 지자체가 각각 어떤 기술 스택을 썼는지는 공개 문서에 없다. 그러므로 정확한 문장은 "AR을 썼다는 기록을 찾지 못했다"다. 다만 프로그램이 스스로 내세운 기술 유형 두 가지에 AR이 없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예산 담당자가 자기 사업을 소개할 때 고른 단어가 3D 매핑과 시각화였다는 뜻이다.
지하 쪽은 더 분명하다. 영국은 국가 지하시설물 등록부 NUAR을 구축했다. 과학혁신기술부 지리공간 조직이 구축하고 2025년 6월부터 국립측량기관 Ordnance Survey가 운영한다. 경로는 2019년 4월 시범 발표, 2021년 9월 구축 착수, 2023년 4월 최소기능제품, 2025년 6월 퍼블릭 베타, 2025년 12월 정식 운영이다. 현재 350개 이상의 자산 보유기관 데이터가 들어 있고, 600개 이상은 도달 목표치다. 이 둘을 섞으면 규모를 1.7배 과장한다. 매설관과 케이블은 300만 km 이상이고, 주장하는 경제효과는 연간 4억 파운드 이상이다. 이 4억 파운드는 편익 추정치이고 사업비가 아니다. 총 구축비는 공개되지 않았다.
NUAR 공식 문서에 증강현실 언급은 없다. 데이터 등록부이고 보안 열람 시스템이다.
이 지점이 이 장에서 가장 선명한 대비를 만든다. 한국에서 조경 AR은 살아남지 못했지만 지하시설물 AR은 제주와 한전KDN, 대구에서 실제로 돌아간다. 영국은 지하시설물 데이터를 국가 등록부로 통합했는데 AR로는 가지 않았다. 같은 문제에 두 나라가 다른 층위를 골랐다. 한쪽은 현장 표시 장치를 만들었고 다른 쪽은 데이터 정본을 만들었다. 데이터가 없으면 표시할 것이 없고, 표시 장치가 없으면 데이터가 현장에 도달하지 않는다. 어느 쪽도 혼자서는 완성되지 않는다. [6]
접힌 것들과 사라진 것들
행정의 지출을 볼 때 성공 사례보다 중단 사례가 더 많은 것을 말한다. 무엇이 왜 접혔는지는 다음에 무엇이 접힐지를 알려준다.
가장 큰 것은 토론토다. 워터프론트 토론토가 2017년 3월 제안요청서를 냈고 같은 해 10월 알파벳 자회사 Sidewalk Labs가 선정됐다. 회사는 실행계획 수립에 5천만 달러와 1년치 참여 활동을 투입하겠다고 약정했다. 사업은 비밀주의와 개인정보 문제로 강한 반발을 받았다. 이사회가 계약 서명 전 검토에 쓴 시간이 나흘이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프라이버시 전문가들은 알파벳이 주민 데이터를 수집할 유인 구조를 문제 삼았다. 2020년 5월 7일 Sidewalk Labs 최고경영자 댄 닥터로프가 경제 불확실성과 부동산 시장 변동을 이유로 철수를 발표했다. 워터프론트 토론토는 2021년 7월 새 제안요청서를 냈고 2022년 2월 Dream Unlimited와 Great Gulf Group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가 됐다. 이른바 Quayside 2.0은 주거 4,634세대와 부담가능 주택, 공립학교, 문화센터를 5개 블록에 배치하는 안이다.
부지는 결국 전통적인 개발 방식으로 넘어갔다. 5천만 달러와 1년치 참여 활동이 남긴 최종 산출물은 실행계획 문서다. 착공 예정은 2025년이었고, 그 사업의 내용은 주택과 학교와 문화시설이다. 처음 팔린 미래 도시의 서사와 실제로 지어지는 것 사이의 거리가 이 사업의 결산이다.
이 사업을 증강현실 실패 사례로 인용하는 일이 있다. 틀렸다. 제안된 기술은 센서 네트워크와 도시 데이터 수집, 전기차 활용 촉진, 현장 재생에너지 발전이었다. AR이나 디지털트윈 시각화가 핵심으로 제시된 바 없다. 그리고 접힌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거버넌스였다. 스마트시티와 증강현실을 한 단어처럼 쓰는 습관이 이런 오독을 만든다.
두 번째는 조용히 사라진 것이다. 런던박물관의 Streetmuseum은 도시 공공공간 AR의 초기 사례로 가장 많이 인용된다. 이용자가 런던 거리의 특정 지점에 서서 카메라를 들면 박물관 소장 역사 사진이 현재 풍경에 위치 정합해 겹쳐지는 앱이었다. 위치와 방위 기반의 마커 없는 지오로케이션 AR이고, 평면 인식과 SLAM 이전 세대의 기술이다. 이 사업이 공공 지출로 분류되는 이유는 발주 구조에 있다. 런던박물관은 2008년 4월 1일부터 런던시티법인과 런던광역시청이 공동으로 통제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앱은 앱스토어에서 내려갔고, 박물관 공식 소개 페이지는 2026년 현재 301 리다이렉트로 블로그 목록으로 넘어간다. 그 도착지 블로그 목록에는 Streetmuseum도 증강현실도 언급이 없다. 여기서 정직하게 적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널리 알려진 2010년 공개와 제작 대행사 정보는 이번 조사가 확보한 1차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다. 널리 보도된 내용이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소장품을 도시 현장에 되돌려놓았던 사업이, 기기와 운영체제가 바뀌는 동안 자기 소개 페이지까지 함께 잃었다.
세 번째는 살아남은 쪽의 방식이다. 뉴질랜드 캔터베리대학 HIT Lab NZ의 CityViewAR은 2011년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으로 도심 건물이 대량 철거된 뒤 만들어졌다. 이용자가 실제 도심에 서서 기기를 들면 지진 직후 촬영한 파노라마와 사라진 건물을 그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기기를 회전시키면 파노라마도 돌고, GPS 기반 지도 보기와 전 세계에서 접근 가능한 목록 보기를 함께 제공했다. 참여 연구진에 Mark Billinghurst와 Gun Lee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앱은 지금도 두 스토어에 링크가 살아 있다. 연구실 페이지는 프로젝트를 '2011년부터 진행 중'으로 표기한다. 다만 애플 앱스토어의 앱 식별자와 구글 플레이의 패키지명이 2021년판이다. 즉 현재 배포본은 2011년 원본이 아니라 재빌드다. 그리고 연구실 페이지 자체의 설명은 지진 직후 파노라마 사진과 지도·목록 보기 중심이다. 이 앱을 "소실 건물 3D 모델을 현장에 자세 정합해 겹친다"고 쓰려면 원 논문을 근거로 대야 하고, 연구실 페이지만으로는 그렇게 쓸 수 없다.
십오 년을 버틴 것은 지자체 납품물이 아니라 대학 연구실 산출물이었다. 그리고 버티는 방식은 한 번 만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십 년마다 다시 빌드하는 것이었다. 공공 AR 콘텐츠의 수명 문제가 여기 압축돼 있다.
중단 사유를 갈라놓으면 이렇게 된다.
| 구분 | 사례 | 무엇이 죽였나 |
|---|---|---|
| 기술 | Station Navi의 3D 표시 지연(29.2% 불만) | 렌더링 성능, AR 기능 발견성 |
| 비용 | VINNOVA 도시계획 AR(5개월, 1개 기업) | 애초에 붙은 돈이 프로젝트 규모에 못 미침 |
| 데이터 | Sidewalk Toronto(US$5천만 약정) | 데이터 수집 거버넌스에 대한 반발 |
| 업무흐름 | 경관마을만들기DX가 3년 연속 데스크톱을 고른 것 | 심의는 회의실에서 일어난다 |
| 수명 | Streetmuseum, ARtwin 웹사이트 | 기기·운영체제·기관 개편이 콘텐츠보다 빠르다 |
이 다섯 가지 중 기술이 원인인 것은 하나다. 나머지 넷은 돈과 제도와 절차와 시간의 문제다. 증강현실이 조경에서 자리를 못 잡은 이유를 기기 성능에서 찾으면 대부분을 놓친다. [12][13]
행정이 실제로 고른 도구들
같은 장부를 뒤집어 보면 무엇이 살아남았는지가 나온다. 이쪽 목록이 더 길다.
국제기구의 선택이 가장 직설적이다. UN-Habitat는 2012년부터 Block by Block이라는 공공공간 시민 공동설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구는 마인크래프트다. 주민이 나이와 배경에 무관하게 3D 환경을 직접 만져보고 아이디어를 내고 합의를 만들게 한다는 취지이고, 여성과 아동, 노인, 장애인, 난민 같은 과소대표 집단의 목소리를 겨냥한다. Mojang은 마인크래프트를 워크숍용으로 라이선스하고 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로부터 500만 달러 이상을 조성했다. Microsoft가 인수 후 조직적 지원을 맡았고 2015년에 별도 재단이 설립됐다. 55개국 이상에서 수십 개 사업이 진행됐고, 방글라데시 쿨나의 솔라파크 복원과 페루 리마의 공공 공원처럼 실제로 준공된 곳이 있다.
초기 시범은 나이로비와 뭄바이에서 했고 우간다 캄팔라에서도 워크숍이 진행됐다. 공개 자료는 55개국 이상에서 수십 개 사업이 돌아가고 수혜 인원이 수십만 명에 이른다고 밝힌다. 참여설계 도구로서 지속과 실제 준공을 둘 다 달성한 국제 사례는 이것이 유일하다.
마인크래프트를 고른 이유를 이 프로그램은 스스로 적는다. 비용 효율적이고, 빠른 반복과 아이디어 공유에 맞는다는 것이다. 국제기구가 십사 년간 공공공간 참여설계를 하면서 증강현실을 고르지 않은 이유가 그 한 문장에 있다. 참여설계의 병목은 몰입감이 아니라 진입 장벽과 반복 속도다.
도시 단위에서는 헬싱키가 자주 모범으로 인용된다. 실제 내용을 보면 세 부분이다. 항공사진 기반 3D 메시, 지형과 건물과 파사드 이미지를 담고 주소로 검색되는 도시 데이터 모델, 건물 에너지 소비와 태양광 잠재량을 계산하는 에너지·기후 아틀라스. 연혁은 1980년대까지 올라가고 2010년대에 크게 확장됐다. 시범사업으로 칼라사타마 디지털트윈이 2018년 4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있었다. 공식 소개 어디에도 증강현실 응용이 없다. 제공물은 3D 디지털 모델과 브라우저 기반 시각화 도구다.
독일 연방 차원에서는 Connected Urban Twins가 있다. 함부르크와 라이프치히, 뮌헨 세 도시가 연방 주택·도시개발·건설부와 KfW 재원으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수행하고 종료했다. 산출물은 도시 데이터 플랫폼과 웹 애플리케이션이다. 구체적으로 참여형 매핑 플랫폼 DIPAS navigator, 지도 기반 스토리텔링 DIPAS_stories, 도시개발 데이터 분석 포털이 나왔다. 그리고 지자체 도시디지털트윈을 위한 기술 표준 DIN SPEC 91607을 제정했다. 유럽 최대 규모급 공공 도시디지털트윈 사업이 남긴 가장 실질적인 유산이 표준 문서와 참여형 웹 도구라는 뜻이다. 총예산은 공식 홈페이지에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
이 목록의 공통점을 정리한다. 웹 브라우저에서 열린다. 여러 사람이 같은 화면을 본다. 데이터가 정본으로 관리된다. 표준과 오픈소스로 남는다. 특수 하드웨어가 필요 없다. 그리고 하나 더, 증강현실이 아니다.
학술 쪽에서는 지자체 맥락의 옥외 AR 연구가 존재한다. 오슬로시의 나무 식재 계획에서 청소년이 증강현실로 참여한 사례 연구가 2023년 Frontiers in Virtual Reality에 실렸고, 연구는 청소년의 이해도와 참여 의식 향상을 보고하면서 동시에 위치 추적 정확도가 낮아 이용자 불편을 유발한다고 적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공원 설계 요소 선호를 AR로 조사한 2020년 시범 연구는 소규모 표본 탓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편 모두 연구 프로토타입이고 행정 조달이 아니다. 조경 분야 참여설계·주민소통 계열 문헌을 모으면 열 편 남짓이며, 그 안에서도 실제 옥외 현장 검증까지 간 것은 손에 꼽는다. [14][15][16]
확인하지 못한 것
이 장의 신뢰도는 확인하지 못한 것을 적는 데서 온다. 이번 조사는 키워드 검색으로 미지의 사례를 발굴하는 경로를 쓸 수 없는 상태에서 진행됐다. 1차 자료 주소를 직접 지목해 가져오는 방식과 유럽연합·스웨덴 연구비 데이터베이스 조회로만 검증했다. 그 결과 여기 담은 사업들은 모두 1차 자료로 확인된 것이지만, 아래에 대해서는 없다고 말할 수 없다.
| 대상 | 상태 |
|---|---|
| 취리히 | 시 3D 도시모델 공식 페이지 주소를 특정하지 못함 |
| 암스테르담·로테르담 | 암스테르담은 오류 화면만 반환, 로테르담은 주소 미특정 |
| 빈·바르셀로나 | 참여 플랫폼 계열로 알려졌으나 1차 자료 미접근 |
| 뉴욕·보스턴·밴쿠버 | 지자체 발주 도시·조경 AR 사업 0건 확인, 검증 불충분 |
| 싱가포르 | Virtual Singapore 관련 공식 페이지 3곳 모두 접근 실패, 예산·주관기관 미확인으로 항목 제외 |
| 상하이 | CityScope 배치 목록에는 있으나 연도·발주처·규모 미공개 |
| 뉴사우스웨일스 | 공간 디지털트윈 공식 페이지 접근 거부 |
표 출처: [1][2][3][9][4][5][11][6]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싱가포르를 뺀 판단을 특히 적어둔다. 흔히 인용되는 7,300만 싱가포르달러라는 금액을 1차 자료로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하지 못한 금액은 쓰지 않는다. 널리 인용된다는 사실은 사실이 아니다.
개별 사업의 빈칸도 남는다. FindingPlaces의 예산, PLATEAU 전체 사업비와 개별 실증 예산, Connected Urban Twins 총예산, NUAR 총 구축비, CityScope 개별 배치의 연도와 발주처. 모두 공식 자료에 없어서 비워뒀다.
이 조사가 남긴 다음 질문도 적어둔다. 프랑스 Artefacto는 ARtwin 참여기관이면서 도시계획 AR 제품을 내놓은 회사로 알려져 있는데, 그 제품의 지자체 납품 실적을 확인하지 못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자체 건축과 단위의 심의 AR 도입 여부, 상용 현장 AR 측량 도구들의 공원·녹지 부서 납품 사례, PLATEAU 유스케이스 148건의 연도별 전수 조사, 2021년 이후 호라이즌 유럽 과제 중 도시공간 AR. 이 넷이 비어 있다. 이 장의 결론이 뒤집힐 여지는 이 네 칸 안에 있다.
그리고 경계선을 다시 긋는다. 경관마을만들기DX에 대해 "구라시키와 교토가 심의에 도입했다"고 쓰면 과장이다. 정확한 문장은 "두 지자체 담당 직원이 약 2주간 운용 시험을 했다"다. 정식 상시 도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CityViewAR에 대해서는 스토어 링크가 살아 있다고까지 쓸 수 있고, 2011년 원본이 지금도 돌아간다고 쓰면 틀린다. 이런 한 칸의 차이가 이 분야 문헌에서 반복해 밀려 쓰였고, 그 결과가 실체보다 부풀려진 성공담이다. [1][2][3][9][4][5][11][6]
행정이 산 것
장부를 덮고 정리한다. 함부르크는 레고 탁자를 실험하고 터치테이블을 샀다. 일본은 3D 도시모델을 전국에 깔고 경관 심의용 데스크톱 앱을 샀다. 영국은 3D 매핑과 지하시설물 등록부를 샀다. 독일 연방은 웹 플랫폼과 기술 표준을 샀다. 헬싱키는 3D 메시와 브라우저 뷰어를 샀다. UN-Habitat는 마인크래프트 라이선스를 샀다. 토론토는 5천만 달러짜리 실행계획을 샀고 그것을 버렸다. 증강현실을 산 곳은 재난 현장 지원 실증 한 건뿐이다.
이 목록에서 반복되는 것은 기술의 우열이 아니다. 행정이 사는 것은 장치가 아니라 절차라는 사실이다. 여러 사람이 같은 화면을 보고, 기록이 남고, 다음 담당자가 이어받을 수 있고, 십 년 뒤에도 열리는 것. 증강현실은 그 네 가지 중 어느 것도 아직 자기 강점으로 내세우지 못한다. 한 사람의 눈앞에서만 정확하고, 기록으로 남기기 어렵고, 기기 세대가 바뀌면 열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목록에는 순서가 있다. 데이터가 먼저 팔렸다. 일본은 3D 도시모델을 전국에 깔고 나서야 그 위에서 무엇을 할지 실증을 발주했다. 영국은 지하시설물 정본을 만드는 데 6년을 썼다. 독일은 표준 문서를 남겼다. 이 순서를 뒤집어 표시 장치부터 만든 사업들이 이 장의 실패 목록에 들어 있다. 겹칠 데이터가 정본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겹쳐 보여줄 것이 없고, 매년 갱신되지 않으면 작년의 도시를 올해의 현장에 겹치게 된다.
그렇다고 남은 것이 없지는 않다. 재난 현장의 한 건이 말해주는 조건이 있다. 판단하는 사람이 현장에 있고, 판단해야 할 시점이 지금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야 하고, 기록보다 인지가 먼저인 일. 조경에서 그 조건에 맞는 자리를 찾는다면, 그것은 설계 심의가 아니라 시공과 유지관리 쪽일 것이다. 지금 이 장의 장부에는 그 항목이 비어 있다.
행정은 증강현실을 산 적이 거의 없다. 행정이 산 것은 3D 도시모델과 디지털트윈, 그리고 여러 사람이 같은 화면을 함께 볼 수 있는 웹 도구였다. 증강현실은 그 데이터 위에서 아직 청구서를 발행해 본 적이 없는 기술이다. [1][2][3][9][4][6]
참고문헌
본문의 번호를 누르면 출처로 이동합니다. 절 끝의 번호는 그 절의 사실 자료를, 표 아래의 번호는 표에 사용한 자료를 가리킵니다. 비교·계산·비유와 결론은 필자의 재구성입니다. 한 번호에 함께 사용한 문헌이 둘 이상이면 묶어서 적었습니다.
서지정보와 확인 메모는 옵시디언 조사 기록을 바탕으로 복원했습니다. 원 기록의 ‘전문 확인’·‘조회’ 표기는 당시 조사 상태이며 이번 웹판에서 모두 재검증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불완전한 서지사항은 임의로 채우지 않았습니다.
- [1]
- [2]
- [3]
- [4]https://cordis.europa.eu/project/id/688873 · https://www.u-code.eu/↩1 ↩2 ↩3 ↩4 ↩5 ↩6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EU 연구사업(공공 연구비) — 실증 워크숍까지 수행. 상용 제품·행정 도입 기록 없음.
- [5]
- [6]https://www.localdigital.gov.uk/funding/ · https://www.gov.uk/government/collections/national-underground-asset-register-nuar↩1 ↩2 ↩3 ↩4 ↩5 ↩6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운영 중인 국가 프로그램(단 AR 아님) — 예산 배정·지자체 선정 내역 공개, NUAR은 2025년 12월 정식 운영.
- [7]https://www.media.mit.edu/projects/cityscope/overview/↩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연구 프로토타입 + 공공 시범사업 혼재 — 대학 연구실 플랫폼이며, 지자체 발주 절차(함부르크)와 도시 협의체 협력(파리·상하이·보스턴)에 투입된 기록이 있다.
- [8]https://www.mlit.go.jp/plateau/use-case/bz25-05/↩1 ↩2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공공 시범사업(실증) — MLIT PLATEAU 사업 내 실증. 상용 운영 전 단계.
- [9]
- [10]https://www.hitlabnz.org/index.php/products/cityviewar↩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연구 프로토타입(공개 배포까지 감) — 대학 연구실 산출물이며, 지자체 발주 사업이 아니다. 두 앱스토어 정식 배포 기록 있음.
- [11]https://api.openaire.eu/search/projects?keywords=%22augmented+reality%22+urban&format=json&size=50↩1 ↩2 ↩3 ↩4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연구 프로토타입 이하 — 연구비 데이터베이스 등재 기록만 확인됨. 산출물·시연·납품 증거 없음. 이 항목은 '사례'가 아니라 '부재의 증거'로 써야 한다.
- [12]https://www.museumoflondon.org.uk/discover/streetmuseum (301 → https://www.londonmuseum.org.uk/blog/) · 기관 재정구조: https://en.wikipedia.org/wiki/Museum_of_London↩1 ↩2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납품·공개 배포(현재 소멸) — 일반 대중용 앱스토어 배포까지 갔고, 지금은 접근 불가. 공식 소개 페이지도 사라졌다.
- [13]https://en.wikipedia.org/wiki/Quayside,_Toronto↩1 ↩2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발주·계약 후 철수 — 제안요청·선정·자금 약정까지 간 뒤 2020년 5월 7일 중단. 산출물은 실행계획 문서뿐.
- [14]https://www.blockbyblock.org/about↩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준공 다수 — 쿨나(방글라데시) 솔라파크, 리마(페루) 공원 등 실제 조성 사례 존재. 국제기구 상설 프로그램.
- [15]https://www.connectedurbantwins.de/en/↩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운영·종료된 공공사업 — 연방 재원, 3개 도시 공동, 산출물(플랫폼·DIN SPEC 표준) 확정.
- [16]https://www.hel.fi/en/decision-making/information-on-helsinki/maps-and-geospatial-data/helsinki-3d↩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운영 중인 공공 서비스(단 AR 아님) — 오픈데이터·웹 뷰어 상시 운영. Kalasatama는 종료된 시범사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