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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부 · 조경과 증강현실 / 제31장

접힌 것들의 목록

장치·서비스·플랫폼이 바뀔 때 데이터와 프로젝트를 남기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옵시디언 원고 기반 · 웹판 편집 2026.09.30 · 이 장의 Markdown · 편집 범위

이 본문은 조사 당시의 연구 원고입니다. 제품 상태·가격·수치와 해석은 출처·조사 범위와 함께 읽어 주세요.

참고문헌 16개 ↓ · 본문 [번호]로 출처 확인

바닥이 꺼진 자리

조경과 도시 분야에서 증강현실이 실패한 방식은 개별 프로젝트가 망한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젝트가 올라섰던 바닥이 통째로 꺼진 이야기다.

이 구분은 중요하다. 프로젝트가 망하면 원인을 프로젝트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예산을 잘못 짰거나, 목표를 잘못 잡았거나, 사람을 잘못 썼거나. 그런데 지난 10년의 기록을 모아 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잘 만든 앱도 죽었다. 공공기관이 데이터를 대주고 스토어에 배포까지 마친 앱도 죽었다. 죽은 이유는 앱 안에 없었다. 앱이 얹혀 있던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가 사라졌거나, 앱이 돌던 기기가 단종됐거나, 콘텐츠를 보관하던 클라우드가 꺼졌다. 남의 서버에 콘텐츠를 얹은 모든 프로젝트가 자기 잘못 없이 함께 사라졌다.

목록을 먼저 놓는다. 아래는 옥외 지리정합 증강현실을 떠받쳤던 기반이 차례로 사라진 기록이다. 각 항목의 근거는 제조사·운영사의 공식 종료 공지, 유통망 공지, 또는 스토어 등록 말소 확인이다.

시점 사라진 것 종류
2015-05 Metaio 전 제품 판매 중단, 애플 인수 SDK·AR 브라우저
2018-03-01 Google Tango 지원 종료 모바일 AR 플랫폼
2018-12-18 Blippar 관리절차 진입 AR 브라우저 운영사
2019-01 Meta Company·ODG 붕괴 광학투과 HMD
2019-09 Daqri 폐업 건설용 스마트헬멧
2020-07-01 Torch AR 서비스 중단 노코드 저작도구
2021-06 Google Measure 스토어 삭제 실측 앱
2023-09 Snap AR Enterprise Services 폐쇄 기업 AR 서비스
2024-06-30 VisualLive 유지보수 종료 현장 정합 AR
2024-07-08 SketchUp Viewer for HoloLens 구매 종료 AR 뷰어
2024-09-21 Wikitude 전 서비스 종료, 데이터 삭제 지리기반 AR SDK
2024-10-01 HoloLens 2 단종 보도 광학투과 HMD
2024-12-31 Magic Leap 1 지원 종료 광학투과 HMD
2025-11-06 Adobe Aero 배포 종료 저작도구
2025-12-31 Trimble XR10 판매 종료 (유통망 공지) 안전모 일체형 HMD
2027-02-28 8th Wall 호스팅 종료 예정 WebAR 플랫폼

표 출처: [1][2][3]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목록을 읽는 방법을 하나 정해 둔다. 이 장에 나오는 사례는 증거의 무게가 서로 다르다. 유료 고객이 있던 상용 제품이 단종된 것과, 학술지에 실린 프로토타입이 후속 없이 끝난 것은 같은 무게로 읽으면 안 된다. 개념영상과 시범사업도 다르다. 그러므로 항목마다 그것이 실제 납품인지, 시범사업인지, 연구 프로토타입인지 밝힌다. 밝히지 못하는 것은 밝히지 못했다고 적는다. [1][2][3]

2019년, 네 주 안에 세 회사

현장 증강현실 하드웨어 시장은 한 해에 무너졌다. 그것도 한 계절에 몰려서 무너졌다.

Daqri는 2010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창업했다. 2016년 DAQRI Smart Helmet을 공개했다. 건설·제조·석유가스·중공업 현장을 겨냥해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다중 카메라·센서를 안전모에 박은 기기였다. 이후 더 가벼운 Smart Glasses로 제품군을 내렸다. Tarsadia Investments가 주도한 두 차례 사모 라운드로 총 2억 7,500만 달러를 모았다. 2017년 중반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로 확인되는 금액이다. 2019년 9월 본사를 닫고 대부분을 해고하고 자산 매각에 들어갔다. 지금 daqri.com은 도메인 파킹 랜더로 넘어간다.

같은 해 1월에 둘이 더 쓰러졌다. Meta Company는 광시야각 헤드셋 Meta 2를 만든 캘리포니아 회사다. 특허 소송과 자금난 속에 자산을 매각하고 문을 닫았다. 5월에 Olive Tree Ventures 계열이 지적재산을 인수해 Meta View가 됐고, 최고경영자로 퀄컴 Vuforia 출신 Jay Wright가 왔다. Osterhout Design Group은 1999년 창업한 샌프란시스코 회사다. 5,800만 달러를 조달하고 2017년 CES에서 R-8과 R-9를 화려하게 발표했지만 둘 다 출하하지 못했다. 이미 받은 R-7 주문조차 다 채우지 못했다. 자산은 매수자를 밝히지 않은 채 팔렸다. osterhoutgroup.com은 무관한 외부 사이트로 리다이렉트된다. 세 회사가 네 주 안에 쓰러졌다는 당시 업계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세 건은 모두 실제 납품에 해당한다. 발표만 하고 사라진 회사가 아니다. Smart Helmet도, Meta 2도, ODG R-7도 출하됐고 현장에서 쓰였다. 그래서 무게가 다르다.

원인으로 반복 지목된 것은 기술이 아니다. 단가와 예산 주기다. 데모는 언제나 훌륭했다. 건설 현장의 예산 사이클은 그렇지 않았다. 수천 달러짜리 기기를 수십 대 사서 3년 안에 감가상각을 끝내야 하는 회계 구조에서, 내년에도 그 기기가 존재할지 알 수 없는 제품을 결재할 수 없다.

증거 수준을 하나 더 밝힌다. Daqri Smart Helmet의 가격을 1만 5천 달러로, Smart Glasses를 약 5천 달러로 적은 2차 자료가 여럿 돌아다닌다. 이 조사에서 확보한 1차 보도 어디에도 그 금액은 없다. 확인된 가격은 ODG 안경이 1,000~2,000달러라는 업계 매체 기록뿐이다. Daqri 자산을 Snap이 인수했다는 서술도 널리 퍼져 있으나 확보한 원보도에는 없다. 원보도는 자산 매각 추진까지만 말하고 매수자를 특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인수자를 적지 않는다. [4]

기기가 사라지는 방식

옥외에서 실제로 굴릴 수 있는 광학투과 헤드마운트 기기는 사실상 소수였다. 그것들이 2023년부터 2025년 사이에 정리됐다.

HoloLens 2는 2019년 2월 기업용으로 공개되고 같은 해 11월 일반 출시됐다. 출고가 3,500달러, 기업 구독 월 125달러, 개발자 구독 월 99달러였다. 2024년 10월 1일 단종이 보도됐다. 여기서 정확해야 한다. 이 날짜는 단종 발표와 보도의 날짜이고, 생산 종료일로 특정할 1차 근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명시된 것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2027년 12월 31일까지 제공된다는 지원 종료일뿐이다. Magic Leap 1은 2024년 12월 31일부로 지원이 끝났다. 운영체제 업데이트도, 유상 지원도, 클라우드 서비스도 함께 끊겼다. 제품 페이지는 수명 종료 안내 문서로 리다이렉트된다.

Trimble은 건설 현장 증강현실에 가장 오래 투자한 측량·BIM 벤더다. 제품 계보는 HoloLens 1용 Trimble Connect for HoloLens, HoloLens 2를 안전모에 내장한 XR10, 그리고 SketchUp Viewer for HoloLens였다. 이 계보가 통째로 끊겼다. SketchUp Viewer for HoloLens는 2024년 7월 8일부터 구매와 다운로드가 막혔고 2025년 7월 8일 지원이 끝났다. XR10과 Connect MR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기기를 접자 함께 정리됐다.

여기서도 날짜를 단정하면 안 된다. XR10의 판매·지원 종료일은 출처가 어긋난다.

출처 판매 종료 지원 종료
대만 총판 공지 2025-12-31 2027-09-30
니콘·트림블(일본) 공지 명시 없음 2027-12-31 (HoloLens 2 부분,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표 출처: [2][3]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두 공지의 지원 종료일이 석 달 어긋난다. 트림블 본사의 영문 수명 종료 공지 원문은 찾지 못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하나를 골라 적지 않고 둘 다 적는다. 벤더 공지조차 지역 유통망별로 달라지는 것이 이 분야의 현재 상태다.

기기 목록을 쓸 때 반드시 걸러야 하는 것이 있다. Google Glass Enterprise Edition은 2023년 3월 15일 판매가 중단되고 같은 해 9월 15일 지원이 끝났다. 이 기기는 이 목록에서 증강현실로 분류되지 않는다. Glass는 위치 추적과 공간 정합이 없는 단안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시야 한쪽에 정보를 띄우는 것과, 실제 좌표에 등록된 형상을 실세계에 겹치는 것은 다른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23년 12월 폐지를 예고하고 2024년 10월 윈도우 11 24H2에서 제거한 Windows Mixed Reality도 증강현실이 아니다. 이름에 혼합현실이 붙었을 뿐 가상현실 헤드셋 플랫폼이다.

조경 현장에서 이 차이는 작지 않다. 부지에 서서 나무 위치를 확인하는 일은 한 손에 도면을, 다른 손에 측량 막대를 쥐고 하는 일이다. 스마트폰을 들면 손이 하나 없어진다. 머리에 쓰는 기기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성능이 아니라 손이었다. 그 경로가 닫히면서 옥외 증강현실은 다시 화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이 됐다. 화면을 들여다보는 동안 시선은 현장에서 떨어진다. 실물 크기로 현장에 겹쳐 보는 일의 절반이 그 순간 사라진다.

기기를 산 발주처와 설계사는 감가상각이 끝나기도 전에 플랫폼을 잃었다. 남은 경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후퇴했다. 머리에 쓰는 기기를 전제로 짠 업무흐름, 즉 양손이 자유롭고 시선과 정합이 일치하는 작업 방식은 대체되지 못했다. 헤드마운트 기기 종속은 단일 실패점이었다. [2][3]

저작도구가 사라지는 방식

기기보다 더 조용히, 더 치명적으로 사라진 것은 설계자가 직접 쓰던 도구다.

Wikitude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출발한 증강현실 개발 도구다. 위·경도 기반 옥외 정합을 가장 오래 상용 지원했다. 자체 앱을 개발할 여력이 없는 발주처와 대학 연구팀이 선택하던 경로였다. 회사는 2024년 9월 작별을 알렸고 9월 21일 모든 서비스를 종료했다. Studio와 Cloud, Studio API가 모두 비활성화되고 저장된 데이터는 삭제됐다. 클라우드에 타깃과 콘텐츠를 올려 쓰는 구조였으므로, 이미 배포된 앱들이 기능을 잃었다. 남은 라이선스 키는 운영체제가 호환성을 깨는 변경을 하기 전까지만 작동한다. 지원과 업데이트는 없다. 공지는 이용자를 퀄컴의 헤드셋 개발자 플랫폼으로 안내한다. 스마트폰 지리기반 증강현실에서 헤드셋 증강현실로의 노선 전환이다.

이 회사가 퀄컴에 인수됐다는 이야기가 돈다. 이 조사로는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된 것은 종료 공지가 퀄컴 플랫폼으로 안내한다는 사실뿐이다.

코드를 모르는 설계자를 위한 도구는 두 번 죽었다. Torch AR은 2017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창업한 Torch 3D가 만든 노코드 앱이다. 게임엔진의 복잡성을 걷어내고 모바일에서 증강현실을 설계·배포하게 했다. 스케치와 어도비 파일을 들여오고 외부 3D 라이브러리에 붙는 식으로 디자이너 작업 방식에 맞췄다. 2020년 7월 1일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 자리를 Adobe Aero가 이어받았다. Aero는 2019년 발표된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의 유일한 증강현실 저작·게시 플랫폼이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자산을 그대로 실공간에 배치할 수 있어서, 조경과 전시 분야에는 사실상 유일한 진입 경로였다. 어도비는 2025년 11월 6일 배포를 종료했다. 이후 서버 파일 접근과 씬 동작이 멈추고, 사용자 데이터가 서버에서 삭제됐다. 삭제일을 12월 3일로 적은 자료와 12월 16일로 적은 자료가 어긋나며 공식 안내 문서는 접근이 막혀 대조하지 못했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같다. 프로젝트 파일이 남지 않았다.

이 두 번의 소멸이 뜻하는 바를 정확히 봐야 한다. 설계자가 증강현실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창은 두 번 열렸고 두 번 닫혔다. 창이 열려 있던 기간은 각각 3년과 6년이다. 그 창이 닫힐 때마다 남은 선택지는 게임엔진을 배우거나 개발 용역을 발주하는 것이었다. 설계사무소 규모에서 어느 쪽도 현실적이지 않다. 설계 도구의 수명이 설계 프로젝트의 수명보다 짧으면 도구는 도입 대상이 되지 못한다. 조경 프로젝트는 기본계획부터 준공까지 3년에서 5년이 걸리고, 준공 후 관리는 그보다 길다.

건설·BIM 쪽도 같은 일을 겪었다. Unity는 2019년 AEC 전용 실시간 시각화 플랫폼 Unity Reflect를 내놓고 Revit·Navisworks·SketchUp·Rhino와 직결시켰다. 2021년에는 HoloLens 2와 아이패드에서 BIM 모델을 실제 현장에 1대1로 겹쳐 보여주는 VisualLive를 인수했다. 두 제품 모두 정리됐다. 여기서 날짜가 자주 뒤섞이므로 분리해 적는다.

제품 구매 종료 지원·서비스 종료
VisualLive 2023-06-30 2024-06-30 (유지보수)
Unity Reflect 2023년 8월 일몰 발표 2024년 말까지 지원

표 출처: [1][5][6][7]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VisualLive의 구매창은 2023년 6월 말에 이미 닫혔다. 그러므로 2023년 8월 일몰 발표는 VisualLive에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2024년 6월 30일은 VisualLive의 날짜이지 Unity Reflect의 날짜가 아니다. 두 제품을 한 항목으로 묶어 쓴 요약들이 이 오류를 반복한다. 또 하나. Unity가 기존 고객에게 대안을 권했다는 서술은 Unity Reflect Review 사용자에게만 해당한다. 현장 정합 기능을 쓰던 VisualLive 이용자에게 어떤 대안이 제시됐는지는 확보한 공식 문서에 나오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주의할 것이 하나 더 있다. Unity Reflect 본체는 화면과 가상현실 기반 설계검토가 중심이고 증강현실 뷰어는 부가 기능이었다. 실제 현장 좌표에 정합해 겹치는 증강현실은 VisualLive 쪽이다. 두 제품의 단종을 "증강현실 플랫폼의 종료"로 한 덩어리로 쓰면 틀린다. [1][5][6][7]

지도를 현장에 겹치는 표준 경로

조경과 도시 분야의 증강현실은 결국 지리정보를 현장에 겹치는 일이다. 그 경로를 공식 지원한 곳은 Esri였다. ArcGIS 개발 도구 계열은 세 가지 패턴을 제공했다. 탁상 축소 모형, 창처럼 들여다보기, 그리고 실물 크기 현장 정합. 마지막 패턴이 조경 실무가 원하던 바로 그것이다.

이 지원이 후퇴했다. .NET용 도구 모음에서는 200.0 초기 릴리스에 증강현실 구성요소가 포함되지 않았다. Qt용 개발 도구에서는 증강현실 구성요소가 지원 중단 처리되고 향후 릴리스에서 제거된다고 문서에 명시됐다. 커뮤니티에서 대안을 물은 개발자에게 제시된 것은 다른 3D 확장 프레임워크였고, 지리정보 기능을 어떻게 붙일지는 미해결로 남았다.

그런데 이것을 "지리정보 벤더의 철수"로 쓰면 과장이다. 공개된 설명은 시장 축소가 아니라 하위 런타임 의존성 문제다. .NET 쪽 제외 이유는 안드로이드 증강현실 런타임을 크로스플랫폼 프레임워크에 붙일 수 없었다는 것이고, 벤더는 두 운영체제를 동시에 지원할 수 있게 되면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iOS 전용 로컬 빌드 우회로까지 안내했다. Qt 문서의 지원 중단 고지에는 버전 번호가 적혀 있지 않다. 특정 버전에서 제거됐다고 쓴 요약들은 근거를 넘어선 것이다.

그러니 정확한 진술은 이렇다. 지리정보를 현장에 실물 크기로 겹치는 표준 경로가 벤더의 정식 지원 밖으로 밀려났다. 이유는 시장을 포기해서가 아니라 그 아래 깔린 증강현실 런타임을 따라가는 부담 때문이다. 결과만 보면 같다. 지금 그 경로로 무언가를 만들려는 설계사무소는 벤더 지원을 받을 수 없다. [8]

측위라는 마지막 관문

도시 규모 증강현실의 마지막 기술적 관문은 측위다. 위성 항법만으로는 수 미터가 어긋난다. 수 미터가 어긋나면 계획 건물이 옆 필지에 서고, 가로수가 차도 위에 선다. 그래서 실제 건물 외관을 인식해 위치를 잡는 시각 측위가 필요하다.

1세대 해법은 마커였다. Metaio는 2003년 뮌헨공대에서 분사한 독일 회사다. 소비자용 증강현실 브라우저 Junaio를 운영했고, 핵심은 위도·경도·고도를 담은 마커로 위성 항법의 정확도 한계를 보정하는 것이었다. 옥외 지리정합 증강현실이 처음 실용 수준에 근접한 시도다. 콘텐츠 제공자는 채널을 만들어 올렸고, 지자체와 대학과 문화기관이 여기에 붙었다. 2015년 5월 회사는 예정된 컨퍼런스를 취소하고 전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곧 애플이 인수를 마무리했다. 지금 junaio.com과 metaio.com은 도메인 이름 조회에 응답하지 않는다. 서비스가 정확히 언제 오프라인 처리됐는지는 2차 편집물에만 남아 있고 교차확인이 약하다. 확실한 것은 2015년 5월의 판매 중단과 인수다. 2년 뒤 애플은 자체 증강현실 개발 도구를 발표했다. 외부 개발자 지원은 승계되지 않았다.

2세대 해법은 컴퓨터비전이었다. Layar는 2009년 암스테르담에서 창업한 지리기반 증강현실 브라우저다. 가속도계·위성항법·나침반·카메라를 묶어 시야에 관심지점을 겹쳤고, 도시 정보 증강현실의 원형으로 불렸다. 2014년 영국 Blippar가 인수했다. Blippar는 2016년 초 5,400만 달러 시리즈 D를 받고 AR City를 내놨다. 도시 길찾기를 증강현실로 제공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위성항법보다 정확하다는 자체 시각 측위를 붙였다.

숫자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이 앱이 300개 도시를 다룬다는 문구는 거리명·건물명·관심지점 오버레이의 범위다. 시각 측위가 실제로 작동한 범위는 런던 중심부,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세 곳이었다. 300개 도시짜리 기능이 아니다. 그리고 출시 공지 자신이 이렇게 적었다. 이번 버전에서는 이용자가 위치와 방향을 수동으로 조정해 경험을 개선하게 했다. 도시 규모 정합이 자동으로는 안 됐다는 뜻이다. 자기 공지에 그것이 적혀 있다.

Layar 암스테르담 사무소는 2016년에 닫혔다. AR City는 스토어에서 사라졌다. 모회사는 2018년 12월 18일 자금 조달 실패로 관리절차에 들어갔고, 2019년 초 지적재산이 투자사로 팔렸다.

여기서 흔한 과장을 바로잡는다. Blippar의 계보가 끊긴 것은 아니다. 인수 이후 법인은 현재까지 운영되며 웹 기반 증강현실 저작도구와 개발 도구를 판매한다. 소멸한 것은 2018년의 법인과 AR City라는 앱이다. 브랜드가 죽은 것과 회사가 죽은 것을 구분해야 한다.

3세대 해법은 플랫폼 사업자의 시각 측위 인프라였다. 그것을 가진 곳은 소수였고, 둘이 물러났다. 니안틱은 2022년 3월 웹 기반 증강현실 플랫폼 8th Wall을 자사 역대 최대 규모로 인수해 자체 개발 도구와 묶었고, 시각 측위로 실제 도시 랜드마크에 콘텐츠를 영구 고정할 수 있게 했다. 지금 호스팅된 8th Wall 서비스는 2027년 2월 28일까지만 유지된다. 엔진은 배포되고 오픈소스화가 예고됐다. 문제는 그다음 문장이다. 시각 측위와 지도 서비스가 엔진 바이너리에서 분리되어 포함되지 않는다. 엔진은 남고 도시 정합 능력은 남지 않는다. 제외 목록에 무엇이 더 들어가는지는 자료 간 표기가 어긋난다. 확인이 일치하는 것은 시각 측위와 지도 서비스 두 가지다.

Snap도 2023년 3월 기업용 증강현실 사업부를 출범시켰다가 7개월 뒤인 9월에 폐쇄하고 약 170명을 감원했다. 다만 이 사례를 도시 규모 측위 인프라의 후퇴로 묶는 것은 틀린다. 이 사업부가 제공한 것은 착용 시연, 3D 제품 뷰어, 치수 추천, 에셋 호스팅이다. 커머스 증강현실이지 지리등록 인프라가 아니다. 사업부가 접힌 사실은 시장 신호로 읽을 수 있지만, 측위 경로가 좁아진 근거로는 쓸 수 없다. [9][10]

앱 하나가 죽는 방식

2010년 9월부터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는 연속 지진으로 도심 상당 부분이 철거됐다. 평생 그 도시에 산 사람도 어느 자리에 무슨 건물이 있었는지 떠올리지 못하게 됐다.

캔터베리대학교 HIT Lab NZ는 2011년 CityViewAR을 내놨다. 안드로이드폰을 들고 도심을 걸으면 철거된 건물들이 실물 크기 3D 모델로 그 자리에 나타났다. 사진과 건물 이력이 함께 붙었다. 핵심 건물 수백 개의 3D 모델은 한 건축사무소의 건축가가 제공했고, 사진과 건물사는 크라이스트처치 시의회와 문화유산청이 댔다. 정합은 위성항법과 나침반으로 했다. 연구팀은 모바일 증강현실로 수십 채를 한꺼번에 보여준 것도, 지진 복구에 모바일 증강현실을 쓴 것도 세계 최초라고 기록했다.

증거 수준은 높다. 공공기관이 데이터를 대고, 통신사가 일부 후원하고, 일반 스토어에 배포됐다. 개념영상도 실험실 데모도 아니다.

프로젝트 문서에 적힌 후속 계획이 더 중요하다. 세 가지였다. 이용자가 건물에 의견을 달게 해서 건축가와 도시계획가의 설계안에 대한 시민 의견을 받는 도구로 쓴다. 지리정보와 연결해 지하시설물 같은 다른 데이터도 올린다. 재난 직후 신속 배치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키운다. 조경과 도시 분야가 증강현실에 기대하는 것이 여기 다 들어 있다.

후속은 오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앱은 스토어에서 지워졌고 해당 주소는 404를 반환한다. 병행 운영했던 Junaio 채널은 2015년 그 플랫폼이 죽을 때 함께 끊겼다. 2021년 2월 같은 이름의 iOS 앱이 대학 이름으로 다시 올라왔다. 이것은 지진 직후 파노라마 사진을 지도와 자이로 회전으로 보여주는 교육 카테고리 앱이다. 실물 크기 건물 정합은 없다.

되살아난 것은 이름이고, 사라진 것은 증강현실이다. [11][12]

34개월인가 30개월인가

옥외 증강현실을 실제 유적에 적용한 최초의 대형 공공 연구사업은 ARCHEOGUIDE다. EU 제5차 프레임워크 정보사회기술 프로그램 과제로, 그리스 통신기업이 총괄하고 이탈리아·포르투갈·독일·그리스의 연구기관과 정부부처가 참여했다. 대상지는 고대 올림피아 유적이었다. 씨스루 헤드마운트 기기와 차분 위성항법, 영상 기반 추적을 결합해 폐허 위에 복원 건물을 겹치고 위치와 방향에 따라 안내를 제공하는 배낭형 장비를 만들었다. 프로토타입은 올림피아 현장에서 대표 이용자군을 대상으로 평가됐다.

증거 수준은 연구 프로토타입이다. 공공 연구비로 만들고 현장 이용자 평가까지 수행했으나 운영 서비스로 넘어가지 않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겨냥한 타이밍이었는데 그 지점에 닿지 못했다. 프로젝트 도메인은 현재 무관한 제3자에게 넘어가 접속이 실패한다.

이 사업을 두고 흔히 인용되는 두 숫자가 어긋난다. 정리해 둔다.

항목 EU 공식 팩트시트 같은 사이트의 성과 해설 기사
시작 2000-01-01 1999년 착수로 읽히는 서술
종료 2002-06-30 2002년 10월
기간 30개월 34개월

표 출처: [13]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과제번호에 1999가 들어 있는 것은 공모 연도이고 착수 연도가 아니다. 34개월과 2002년 10월은 공식 팩트시트가 아니라 해설 기사에만 있는 값이며, 같은 기관의 공식 날짜와 자체 모순된다. 이런 경우 인용할 것은 팩트시트다. 즉 30개월이다.

사업비도 자주 "미공개"로 처리되는데 사실과 반대다. 총사업비 4,851,991유로, EU 분담금 2,600,000유로, 나머지 2,251,991유로가 명시돼 있다. 이 장에 실린 모든 사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공개 수치다. 그것을 미공개로 적은 요약이 돌아다녔다는 사실 자체가 이 분야 2차 자료의 신뢰도를 말해 준다.

실패의 원인은 두 층이었다. 기술적으로는 장비 무게, 연산 성능, 입력장치가 벽이었다. 제도적으로는 유적 운영기관이 그 장비를 상시 운용할 역량이 없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두 번째 벽이 더 중요해 보인다. 배낭을 멘 방문객에게 장비를 채워 주고 회수하고 충전하고 수리하는 일을 매일 할 조직이 없으면, 정합 정확도가 아무리 올라가도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13]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오스트리아 그라츠공대와 그라츠의 지리정보 회사가 수행한 VIDENTE는 목표가 명확했다. 상하수·전력·통신 관로를 지리정보 시스템에서 불러와 도로 위에 실물 크기로 정합해 보여주고, 현장에서 3D 모델의 기하와 속성을 수정하고 준공측량까지 하게 한다. 초고이동성 컴퓨터에 센서를 붙인 장비에서 전용 핸드헬드 설계로 넘어갔고, 증강현실 방식의 현장 주석 도구도 만들었다.

기간은 자주 잘못 인용된다. 대학 공식 과제 기록으로는 VIDENTE가 2006년 3월부터 2008년 9월까지, 후속 SMART VIDENTE가 2009년 3월부터 2011년 2월까지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로 적은 요약은 양끝이 모두 틀렸다. 수행 연구소 명칭도 조직 개편 후 이름으로 표기돼 있고, 산업 파트너로 알려진 지리정보 회사는 공식 과제 페이지의 파트너 목록에 열거되지 않는다.

이 사업의 구성 자체가 병목을 말해 준다. 측위 정확도 문제는 본 과제에서 풀지 못하고 별도 과제로 떼어냈다. 오스트리아 우주프로그램 지원으로 2007년 9월부터 1년간 고정밀 위치·방위 모듈을 개발하는 과제가 따로 돌았다. 수행기관은 같은 대학의 컴퓨터그래픽·비전 연구소와 항법·위성측지 연구소 두 곳이다. 자주 참여기관으로 적히는 항공우주 기업은 해당 과제 페이지에 등장하지 않는다.

성과는 학술지 논문으로 남았다. Vidente라는 이름의 상용 제품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이것을 "실패로 확정"이라고 쓰면 과하다. 산업 파트너가 내부 제품으로 흡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했다. 확인된 것은 그 이름의 상용 제품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더 말해 주는 것은 그다음이다. 같은 연구그룹이 10년 뒤 지하시설물 증강현실을 다시 다뤘다. 옥외 측위, 물리적 스프레이 마킹의 대체, 굴착부 3D 재구성을 또 연구했다. 문제가 풀려서 끝난 게 아니라, 연구가 한 바퀴 더 돌았다는 뜻이다.

그 두 번째 바퀴에서 나온 결론이 이 장에서 가장 중요하다. 올보르대학교 연구팀이 2025년 학술지에 발표한 질적 평가 연구다. 굴착 중 지하 관로를 치는 사고는 직접비보다 간접비가 훨씬 크다. 초록은 간접비가 직접비의 최대 29배로 보고된다고 적었다. 다만 원문 표기에 배수 단위가 명시되지 않아 이 값은 원논문 본문 대조가 필요하다. 연구는 리얼리티 캡처와 증강현실이 굴착 계획과 지하 관로 유지관리, 신설 공사의 의사소통과 의사결정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도구인지를 물었다. 방법은 업계 관계자 17명 반구조화 인터뷰와 문헌 대조다.

결론은 두 겹이다. 증강현실과 리얼리티 캡처는 지하를 보여주고 소통하는 데 유익하다. 그러나 기존 지하시설물의 실측 기록과 데이터 교환 체계가 없다는 점이 그 효용의 실현을 막는 한계로 확인됐다.

도구는 준비됐는데 겹쳐 보여줄 정확한 원본이 없다. 실패 원인이 정합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부재인 경우다. 조경과 도시 분야가 증강현실을 검토할 때 가장 자주 빠지는 함정이 여기에 정확히 드러난다. 기기를 사고 앱을 만드는 결정이 아니라, 겹쳐 보여줄 데이터를 실측해 정비하는 투자의 문제로 옮겨 간다. 그 투자는 증강현실 예산으로 승인되지 않는다. [14][15]

잘못 읽힌 실패

스위스는 건축허가 절차에서 실물 골조 표시로 계획 건물의 규모를 현장에 1대1로 공표한다. 목재나 금속 부재로 건물 외곽선을 실제 부지에 세워 두는 제도다. 조경과 도시 분야가 증강현실에 기대한 바로 그 일을 제도가 이미 하고 있다는 뜻이다.

취리히대 지리학과와 ETH 취리히 연구소가 둘을 정면으로 맞붙였다. 취리히 남부 개발구역의 실제 프로젝트 두 곳을 썼다. 하나는 실물 골조 표시가 세워진 주거단지, 하나는 계획이 상당히 진행된 학교 신축이다. 시 건축국이 설계사의 계획 모델을 제공했고, 주변 건물은 취리히 3D 도시모델, 배경은 상용 위성영상을 썼다. iOS 네이티브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상세수준 세 단계를 피험자간 설계로 비교했다. 현장 실험은 2020년 6월 26일부터 7월 31일까지 수행됐다. 논문은 2022년 온라인 게재됐다. 2022년을 수행 연도로 적은 요약이 많은데 그것은 게재 연도다.

이 사례는 이 조사에서 가장 크게 오독된 항목이다. "증강현실이 실물 골조 표시를 대체하지 못했다"는 결론으로 자주 인용된다. 원문 결론은 반대 방향이다. 논문은 건축 프로젝트 시각화 방법으로 증강현실이 실물 골조 표시보다 적합하다고 결론한다. 참가자들도 실물 골조 표시의 적합성을 증강현실보다 낮게 평가했다.

숫자를 나란히 놓으면 왜 그런지 보인다.

조건 높이 판단 평균 오차
실물 골조 표시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과소추정 약 34% 과소
증강현실 과대추정 약 31% 과대 (평균 6.27m)

표 출처: [16]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증강현실 오차가 더 작다. 즉 이것은 증강현실의 실패 사례가 아니다. 두 방법을 대체 관계가 아니라 용도 분담으로 정리한 연구다. 실물 골조 표시는 법적 고지 수단이고, 증강현실은 설계 상세를 보여주는 수단이다.

증거 수준을 정직하게 밝힌다. 위 수치는 대학 리포지터리에 공개된 전문에서 읽은 것이다. 학술지 초록에는 이 수치가 없다. 초록이 보고하는 결과는 세 가지뿐이다. 참가자가 증강현실의 잠재력을 긍정 평가했다. 상세수준 그룹 간 주관 평가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지리정보 사전지식이 결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므로 31%와 34%를 인용할 때는 전문 출처를 함께 적어야 한다. 초록만 읽고 이 사례를 요약하면 방향을 잃는다.

그렇다면 이 연구에서 남는 진짜 한계는 무엇인가. 세 가지다. 첫째, 두 방법 모두 크기 판단이 30% 넘게 틀렸다. 오차의 방향이 바뀌었을 뿐이다. 증강현실이 하려던 단 하나의 일, 크기를 몸으로 알게 하기는 여전히 미완이다. 둘째, 가장 상세한 모델 조건에서 간헐적 모션 랙이 발생해 오히려 부정확하다고 읽혔다. 상세도를 올리는 것이 신뢰도를 올리지 않는다. 논문은 드리프트가 건물 크기 오해로 이어질 수 있고 캘리브레이션의 작은 오차가 정합 어긋남을 만들 수 있다고 적었다. 셋째, 지리정보 사전지식이 있는 참가자가 더 잘 추정했다. 일반 시민을 위한 참여 도구라는 전제와 어긋나는 결과다.

후속 실무 도입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논문 스스로 장기적 참여 효과는 미검증이라고 적었다. [16]

원인의 네 갈래

사례를 모아 원인을 나눈다. 네 갈래다. 기술 한계, 비용 구조, 데이터 부재, 업무흐름 부적합. 한 사례에 원인이 둘 이상 겹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된 원인과 부수 원인을 구분한다.

사례 증거 수준 주된 원인 부수 원인
Daqri·Meta·ODG (2019) 실제 납품 비용 (단가·예산 주기) 업무흐름
HoloLens 2·Magic Leap 1 단종 실제 납품 비용 (시장 규모) 업무흐름 (기기 종속)
Trimble XR10·SketchUp Viewer 실제 납품 업무흐름 (기기 종속) 비용
Wikitude·Adobe Aero·Torch AR 실제 납품 비용 (사업성) 업무흐름 (저작 경로 단절)
Unity Reflect·VisualLive 실제 납품 비용 (사업성) 기술 (포맷 미지원)
Esri 증강현실 도구 실제 납품 기술 (하위 런타임 의존)
Metaio·Junaio 실제 납품 비용 (인수 후 미승계) 기술 (측위)
Layar·AR City 실제 납품 기술 (자동 측위 실패) 비용
8th Wall 측위 분리 실제 납품 비용 (인프라 운영비)
CityViewAR 실제 납품 업무흐름 (후속 부재) 비용 (플랫폼 의존)
ARCHEOGUIDE 연구 프로토타입 기술 (무게·전원·연산) 업무흐름 (운영 역량)
VIDENTE·SMART VIDENTE 연구 프로토타입 기술 (측위 정확도) 데이터 (지하 품질)
덴마크 굴착 연구 연구 프로토타입 데이터 (실측·교환 체계 부재)
취리히 현장실험 연구 프로토타입 기술 (드리프트·캘리브레이션)

표 출처: [1][2][3][7][8][13][14][16][15][4][10]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표에서 읽어야 할 것이 셋이다.

첫째, 실제 납품 사례의 주된 원인은 거의 다 비용이다. 기술이 안 돼서 접힌 것이 아니라 돈이 안 돼서 접혔다. 광학투과 기기를 만든 회사들은 데모를 성공시켰고 제품을 출하했고 회사를 잃었다. 저작도구를 만든 회사들도 같다. 도구는 작동했다. 유지할 매출이 없었다.

둘째, 연구 프로토타입의 주된 원인은 기술과 데이터다. 즉 연구가 맞닥뜨린 벽과 산업이 맞닥뜨린 벽이 다르다. 연구는 정합 정확도에서 멈췄고, 산업은 회계에서 멈췄다. 이 둘을 한 문장으로 "증강현실은 아직 미성숙하다"고 묶으면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

셋째, 데이터가 주된 원인으로 단독 지목된 사례는 하나다. 덴마크 굴착 연구다. 그런데 이 하나가 가장 무섭다. 나머지 원인은 시간이 해결할 수 있는 종류다. 기기는 더 가벼워지고 측위는 더 정확해지고 단가는 내려간다. 데이터 부재는 시간이 해결하지 않는다. 누군가 나가서 재고 기록해야 한다.

표에 넣지 못한 다섯째 원인이 하나 있다. 증거의 인플레이션이다. 이 장을 쓰기 위해 모은 2차 요약들은 거의 예외 없이 사례를 실제보다 크게, 확정적으로, 그리고 더 비관적이거나 더 낙관적으로 적었다. 파일럿을 상용 납품으로, 세 도시짜리 기능을 300개 도시 규모로, 공개된 사업비를 미공개로, 논문의 긍정 결론을 기각 결론으로 적은 사례를 각각 확인했다. 개념영상이 시범사업으로, 시범사업이 납품으로 한 단계씩 올라가는 일도 잦다. 이것은 개별 필자의 부정직이 아니라 이 분야의 구조적 조건이다. 확인 가능한 실제 사례가 희박하니 있는 사례를 부풀리게 된다. 그리고 부풀린 요약이 다음 요약의 근거가 된다. 도입 결정이 그 사슬 위에서 내려진다면 결정도 같이 부풀려진다. [1][2][3][7][8][13][14][16][15][4][10]

목록에 없는 것

목록에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말한다.

설계사무소가 증강현실을 도입했다가 접었다는 1차 기록을 찾지 못했다. 확인된 것은 두 가지뿐이다. 2016년 한 대형 엔지니어링 회사와 측량 벤더가 헤드마운트 기기를 엔지니어링·건설에 쓴다고 공동 발표했고, 그 발표가 서술한 것은 런던·홍콩·덴버 세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혼합현실 시범 프로그램이다. 상용 납품이 아니라 파일럿이다. 그리고 그 제품 계보가 지금 전부 단종됐다. 또 하나는 노르웨이의 한 엔지니어링·설계사가 Unity Reflect에서 다른 도구로 이전했다는 벤더 측 증언이다. 이것이 전부다. 개별 사무소가 내부적으로 증강현실을 중단했는지, 인원과 비용을 얼마 썼는지는 확인 불가다. 이 칸은 비워 두는 것이 맞다.

같은 2016년 발표의 파트너 명단도 자주 부풀려 인용된다. 확보한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조직은 발표 당사자 셋과 전시 협력 기관 하나뿐이다. 자주 함께 적히는 한 대형 설계사무소는 그 자료에 나오지 않는다. 헤드마운트 기기를 쓴 설계사무소 명단을 늘리고 싶은 유혹이 이 분야에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공공 시범사업의 사후 평가서를 한 건도 확보하지 못했다. 왜 본사업으로 가지 못했는지를 발주처가 직접 쓴 문서다. 이 분야에서 가장 필요한 문서가 이것인데 없다. 없는 이유를 추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 장의 원인 분류가 대부분 외부 관찰에 기반한다는 한계는 분명히 적어 둔다.

항목으로 넣지 않고 기록만 남긴 것이 셋 있다.

하나는 2013년 가을에 발표된 건설 도면 인식 증강현실 앱이다. 양대 스토어 모두 접속이 404이고, 개발사는 현재 보험 정보기술 회사로 재편돼 증강현실 언급이 전무하다. 종료 공지를 찾지 못했다. 조용히 사라진 사례로만 확인했다.

둘째는 2016년 함부르크에서 두 달간 진행된 시민 참여 사업이다. 대학 연구소와 시가 난민 숙소 부지를 시민과 함께 찾았다. 약 400명이 161개 부지를 제안하고 시가 44곳을 1차 적합 판정했다. 권고 수용인원은 약 6,500석으로 목표 2만석에 미달했고 이 형식은 반복되지 않았다. 참여 성과로는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사업이 쓴 도구는 탁상 물리모형에 투사하는 방식이다. 실제 대상지에 정합하는 증강현실이 아니다. 그래서 이 목록에 넣지 않았다. 참여형 도구라는 이유로 증강현실 사례집에 실리는 일이 잦은데, 넣으면 책이 틀린다.

셋째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영국에서 정부 재원으로 수행된 관광 분야 5세대 통신 실증사업이다. 지역 연합당국이 주관하고 대학 연구소를 포함해 20개 이상 기관이 참여했다. 로마 시대 목욕장 유적에서 방송사 연구소와 모바일 증강현실을 실증했다. 그런데 공개된 유즈케이스 다섯 중 대부분이 가상현실이다. 1년 사업에 6개월 연장 후 종료됐다. 증강현실 부분의 성과와 한계를 담은 문서를 확보하지 못해 항목화하지 않았다.

조사 환경의 제약도 밝힌다. 이 조사에서 웹검색 할당이 소진되어 리더 경유 검색과 주소 직접 조회로 자료를 모았다. 따라서 영어권 업계 매체의 후속 보도, 유료 학술 원문, 지자체 내부 평가보고서 중 검색으로만 닿을 수 있는 자료는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장의 목록은 완전하지 않다. 완전하지 않은 목록임을 적는 것이 완전한 목록인 척하는 것보다 정직하다. [1][2][3][7][8][15][10]

무엇이 남아 있는가

접힌 것들의 목록을 다 적고 나면 남은 것을 세어 볼 수 있다.

학술 문헌 쪽을 보면 관심의 분포가 드러난다. 조경 관련 증강현실 핵심 문헌 140편을 유형별로 나눈 결과다.

유형 편수
기술기반 51
지형·수문 32
문화경관·관광 18
참여설계·주민소통 10
교육·훈련 9
시공·측량 7
분석·모니터링 7
설계·계획 시각화 3
식생·수목 2
시각화 1

표 출처: [1][2][3][7][8][15][10] (본문 기준으로 재구성)

합이 140이다. 절반 가까이가 기술 기반 연구다. 지형과 수문이 32편으로 두 번째다. 그런데 조경의 고유 주제인 식생과 수목은 2편이다. 설계·계획 시각화는 3편, 순수 시각화는 1편이다. 조경 분야가 증강현실에 대해 쓴 논문의 대부분은 조경의 대상을 다루지 않는다. 카메라와 센서와 정합 알고리즘을 다룬다.

같은 편향이 실무에도 있다. 옥외 증강현실의 실제 예산은 식물을 어떻게 보여줄지에 쓰이지 않았다. 그라츠의 지하시설물 프로토타입부터 덴마크의 굴착 연구까지, 일관되게 파기 전에 땅 밑을 보는 일에 쓰였다. 살아남은 것은 조경의 주제가 아니라 시설물의 주제다. 이유는 단순하다. 관로를 치면 돈이 나간다. 간접비가 직접비의 수십 배라는 보고가 예산 결재를 만든다. 가로수 위치를 잘못 잡아도 그런 청구서는 오지 않는다.

그러니 남아 있는 것을 정직하게 세면 이렇다. 헤드마운트 기기 경로는 닫혔다. 저작도구 경로는 닫혔다. 벤더가 지원하는 지리정보 정합 경로는 좁아졌다. 도시 규모 시각 측위를 외부에서 쓸 수 있는 상용 경로도 좁아졌다. 남은 것은 플랫폼 사업자의 기본 개발 도구를 직접 써서 앱을 만드는 길 하나다. 그 길은 유지보수 주체가 발주처 자신이 되는 길이다.

그리고 데이터가 남아 있다. 정확히 말하면 데이터의 부재가 남아 있다. 이것만이 증강현실 산업의 부침과 무관하게 조경 분야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항목이다. 기기가 무엇으로 바뀌든, 측위가 어떻게 개선되든, 겹쳐 보여줄 원본이 정확해야 한다는 조건은 변하지 않는다. 지난 10년 동안 사라진 열여섯 가지 기반 중에 데이터는 하나도 없다. 데이터는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 장의 목록이 증명하는 것은 증강현실이 조경에 무용하다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조경이 증강현실에 투자할 때마다 그 투자가 남의 회사 사업 판단에 인질로 잡혀 있었다는 사실이다. [1][2][3][7][8][15][10]

참고문헌

본문의 번호를 누르면 출처로 이동합니다. 절 끝의 번호는 그 절의 사실 자료를, 표 아래의 번호는 표에 사용한 자료를 가리킵니다. 비교·계산·비유와 결론은 필자의 재구성입니다. 한 번호에 함께 사용한 문헌이 둘 이상이면 묶어서 적었습니다.

서지정보와 확인 메모는 옵시디언 조사 기록을 바탕으로 복원했습니다. 원 기록의 ‘전문 확인’·‘조회’ 표기는 당시 조사 상태이며 이번 웹판에서 모두 재검증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불완전한 서지사항은 임의로 채우지 않았습니다.

  1. [1]
    https://www.arkio.is/blog/arkio-unity-reflect/ · https://www.linkedin.com/posts/cdiggins_unity-reflect-activity-7098008146949861376-HMOm · https://www.reddit.com/r/HoloLens/comments/13rmgnm/visuallive_no_new_purchases_offline_63024/ · (리다이렉트 확인) https://unity.com/products/visuallive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납품 — 상용 판매된 제품의 단종. 발표가 아니라 유료 고객이 있던 제품이 끊겼다.

    ↩1 ↩2 ↩3 ↩4 ↩5 ↩6 ↩7 ↩8 ↩9
  2. [2]
  3. [3]
  4. [4]
  5. [5]
    https://en.wikipedia.org/wiki/Metaio · https://en.wikipedia.org/wiki/Junaio · https://rip.so/metaio.html · (DNS 무응답 확인) https://www.junaio.com/ , https://www.metaio.com/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납품 — 상용 SDK와 iOS·안드로이드 배포 앱, 다수의 3자 채널 운영

    ↩1 ↩2
  6. [6]
    https://www.wikitude.com/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납품 — 상용 SDK·클라우드 서비스의 공식 종료 공지

    ↩1 ↩2
  7. [7]
  8. [8]
  9. [9]
  10. [10]
  11. [11]
  12. [12]
    http://web.archive.org/web/20120108004757/http://www.hitlabnz.org/index.php/products/cityviewar · (404 확인)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hitlabnz.equar · https://apps.apple.com/us/app/cityviewar/id1554970855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실제 납품 — 공공기관(시의회·문화유산청)이 데이터를 제공하고 일반 스토어에 배포된 앱

    ↩
  13. [13]
    https://cordis.europa.eu/project/id/IST-1999-11306/results · https://cordis.europa.eu/project/id/IST-1999-11306 · https://dl.acm.org/doi/10.1145/584993.585015 · https://dl.acm.org/doi/epdf/10.1145/584993.585018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연구 프로토타입 (공공 연구비 기반, 현장 이용자 평가까지 수행). 상용 서비스로 전환되지 않았다.

    ↩1 ↩2 ↩3 ↩4
  14. [14]
  15. [15]
    https://doi.org/10.1007/s41062-025-02372-5 · https://vbn.aau.dk/en/publications/using-augmented-reality-to-avoid-excavation-damage-in-denmark-a-q/ · https://schmalstieg.github.io/pdf/Schmalstieg_401.pdf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연구 프로토타입 + 업계 질적 평가 (인터뷰 17명). 상용 도입 여부는 이 논문의 범위 밖.

    ↩1 ↩2 ↩3 ↩4 ↩5 ↩6
  16. [16]
    https://doi.org/10.1080/17489725.2022.2086309 · https://www.research-collection.ethz.ch/bitstream/handle/20.500.11850/542298/Anaugmentedrealitystudyforpublicparticipationinurbanplanning.pdf?sequence=2
    원 조사에서 기록한 근거·한계

    연구 프로토타입 — 다만 실제 허가 대상지, 실제 설계 데이터, 시 당국 협조로 수행된 현장 실험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