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도구를 모두 바꿀 필요는 없다. 원두와 물의 무게를 재고, 시간을 확인하며, 같은 분쇄 조건을 반복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든다. 손에 익은 단순한 도구가 기록을 쌓기에는 오히려 편하다.

시작에 필요한 것

도구 하는 일 먼저 확인할 점
저울과 타이머 양과 시간을 일정하게 맞춘다 드리퍼를 올릴 수 있는지, 반응과 표시가 안정적인지
그라인더 필요한 크기로 원두를 분쇄한다 눈금의 재현성, 사용량에 맞는 용량과 청소 방법
드리퍼와 필터 커피층을 지지하고 음료를 거른다 서로 맞는 규격인지
주전자 물의 온도와 주입을 다룬다 안정적으로 붓고 안전하게 잡을 수 있는지
서버 또는 잔 음료를 받아 고르게 섞는다 드리퍼가 안정적으로 올라가는지

아직 그라인더가 없다면 소량을 필요한 굵기로 분쇄해 구입하고 빨리 소비하는 방법도 있다. 원두와 사용량이 정해진 뒤 장비를 추가해도 늦지 않다.

투과와 침지, 그리고 필터

투과식은 물이 커피층을 지나가며 추출되는 방식이다. V60·칼리타 웨이브·케멕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 붓기, 필터와 커피층의 저항을 함께 다룬다.

침지식은 물과 가루가 한 용기에 머무르며 추출된다. 프렌치프레스가 대표적이다. 클레버처럼 침지 후 배출하는 방식, 에어로프레스처럼 침지와 압력을 함께 쓰는 방식도 있다.

잔의 맑기와 질감은 추출 방식뿐 아니라 필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종이는 기름과 미세 입자의 일부를 걸러 내고, 금속 필터는 더 많은 성분과 입자를 통과시킬 수 있다. 따라서 ‘침지는 언제나 탁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분쇄 숫자는 장비마다 다르다

다른 사람의 ‘20클릭’을 내 그라인더의 20클릭으로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같은 기종이라도 영점과 마모, 원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눈금은 내 장비 안에서의 기록 단위로 쓰는 편이 좋다.

푸어오버는 중간 정도의 분쇄에서 시작해 맛과 흐름을 함께 본다. 가늘게 갈면 표면적이 늘지만, 미분이 필터를 막거나 물이 편중되면 결과가 나빠질 수 있다. 굵게 간다고 모든 침지 레시피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방식과 용량에 맞게 조정한다.

한꺼번에 바꾸지 않기

새 원두를 열 때 필터·물·주입까지 전부 바꾸면 무엇이 맛을 바꿨는지 알기 어렵다. 필터 종류와 물은 고정하고 분쇄를 조금씩 조절해 보자. 다음 원두를 만났을 때 되돌아갈 기준점이 생긴다.